2019년 2월 5일 화요일

Industrie4.0을 끌어가는 조직 - Platform Industrie4.0

2019년 4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업 박람회라고 불리는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가 열립니다.  Hannover Messe 2019는 4월1일부터 4월5일까지 열리고요,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전시업체로 참여할 것이고, 그 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새로운 기술과 응용 영역을 배우기 위해 하노버를 찾으실 겁니다. 특히나 독일의 Industrie4.0은 어디에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배우기 위해 떠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예상됩니다.

Industrie4.0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누가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의 관점에서도 꼭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기업에서 혁신 과제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길 때에도 담당 인원을 선정하고, 추진 조직을 구성합니다. 이러한 혁신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계의 차원에서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만들려면,  참여 인력 및 추진 조직은 보다 잘 구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 경영진이 Top Down 형태로 밀어붙인다 하더라도 잘 따라갈 듯 말 듯 한데, 이해관계자가 훨씬 다양한 산업계나 사회라면, 방향성에 대한 합의도 마찬가지이고, 실행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4차 산업혁명, Industrie4.0이 한참 관심을 끌 무렵,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독일에서 추진하고 있는 과제와 추진조직을 다룬 보고서들이 나왔었는데, 의도한 반향은 일으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대로 반향을 일으켰다면,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제조업을 혁신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거나, 4차 산업혁명을 추진하는 조직을 만들 때에 이런 사상이 조금이라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Platform Industrie4.0 조직의 역사 공부는 나중으로 미루고, 먼저 있는 그대로의 조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The Background to Platform Industrie 4.0
연방경제에너지부(BMWi)의 장관과 연방교육연구부(BMBF)의 장관 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리더들이 Platform Industrie4.0 의 경영진으로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함께 볼까요? 웹사이트에 경영진 및 참여기관들이 누구이고, 어디인지를 설명하는 문서가 있습니다. 다음의 표는 Platform Industrie4.0의 경영진입니다.

출처: Platform Industrie4.0

연방경제에너지부(BMWi) 장관, 연방교육연구부(BMBF) 장관, 그리고 이 외에 8분이 더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독일을 대표하는 쟁쟁한 민간 기업의 Board Member들이 들어와 있는데, Robert Bosch, Deutsche Telekom, SAP, Siemes, Festo 가 눈에 뜨입니다. 그리고 다른 3분이 있는데, 독일 산업계를 대표하는 BDI (독일 무역협회로 해석해야 할까요?),  IG Metall (독일의 금속노조), 독일의 연구조직인Fraunhofer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딱 보아도 한국에서 어떤 추진조직을 만든다고 할 때에는 확실히 다릅니다. 몇 가지 다른 점을 꼽아볼까요?


  • 멤버 중 절반 가까이가 대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한 질책과 반감이 큽니다. 아울러 특정 기업 밀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도 두려워합니다. 비판이나 야단을 피하다 보니, 중립을 찾게 되고, 결국 학교 교수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 교수들도 아는 것 많은 분들입니다만, 훈수는 둘지 몰라도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기업이 움직이도록 할 수는 없는 분들이지요. 대기업은 변화를 이끌어가는데 있어서 적대적 세력이 아니라, 동반자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 노조의 참여: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의 압축성장을 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계급이 노동자였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단기간에 정치는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바뀌었고, 과거 독재 정권 하에서 또 민주주의 정권 내에서도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해왔던 것도 노조였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나 Industrie4.0은 노동, 그리고 노동자와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만, 강성 노조에 데여본 경영진이나 공무원들은 노동자의 동참에 대해서는 꺼려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노동자의 이해와 협조없이 제조업의 혁신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며, 노동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들을 대표하는 노조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더 담고 싶고, Start-up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싶은 것 이해합니다. 이해관계에 휘둘렸다는 뒷담화에 시달리고 싶지 않은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비판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담대함이 있지 않은 이상, 수 많은 이해관계자를 포용하고 이끌어가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요? 

2017년에 한국에 방문하셨던 Henning Kagermann 박사님이 주신 당부의 메시지를 들어보실까요? (출처:  독일 4차 산업혁명 기수, 헤닝 카거만 내한 / YTN 사이언스)

 




본 블로그 포스팅을 마치면서 마무리 짓는 글입니다.  괜히 남들이 더 잘하는 것 같아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독일의 Industrie4.0 추진 조직도 변화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최선으로 일단 해보고, 잘 되는 것과 잘 안되는 것을 겪어가면서 또 바꾸어가면 가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우리 뿐만 아니라 남들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해보고 아니면 다시 고쳐가는 유연한 자세가 꼭 필요합니다.

편집일: 2019년 2월 6일, 정대영(SAP Korea)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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