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미국 미시건 대학교의 Yoram Koren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포함된 그림은 곳곳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면서, 1차가 어떻고, 2차가 어떻고, 3차가 어떻다라고 하면서 시대를 풍미한 기술 몇 가지를 들어가면서 설명한 자료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제조업에서 단위 제품의 생산량과 제품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몇 백년간의 흐름을 조망해보는 측면에서 나름 새로운 시각을 주고 있습니다.
Evolution of Paradigm in Manufacturing (Koren) |
개인적으로 Mass Customization과 Personalized Production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는다고, 4차 산업혁명, Industry4.0 등 새로운 용어들이 나타났고 이제는 과거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이야기해온 Mass Customization을 전면에 내세우려니 거시기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Mass Customization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때만 하더라도, Mass Customization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한 가지 정의를 들어봅니다.
"the
technologies and systems to deliver goods and services that meet individual
customer’ needs with near mass production
efficiency"
(source: Tseng
and Jiao, Mass Customization, Handbook of Industrial Engineering, 3rd Ed., Wiley, 2001)
번역을 한다면, "대량 생산에 필적하는 효율성을 기반으로 개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시스템"이 됩니다. Mass Customization이 추구하는 Key Words를 꼽는다면, 아래와 같겠지요.
- 개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서비스의 제공
- 대량 생산에 필적하는 효율성 (=저렴한 비용, 합리적 가격)
제가 Mass Customization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년 전입니다. 2008년 7월에 책이 나왔으니, 적어도 책을 나오기 몇 년전부터 자료도 모으고, 글도 쓰기 시작했었습니다.
출처 (다음 책):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 21세기 고객맞춤경영 |
당시에 이 주제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어느 날인가 Mass Customization에 대한 해외 기사를 보았는데, "아하" 하는 순간이 왔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잊었던 주제가 있었는데, 이 주제를 다시 remind 시켜주었거든요.
1990년대는 e-commerce가 한참을 유행하고, e-business라는 개념이 잡혀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기껏해야 물건을 internet으로 팔고, digital contents를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off-line 유통 채널 없이 B2B 고객 또는 B2C 고객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이라고들 했었지요.
이런 인터넷 비즈니스의 맹아기 시절에, Dell은 놀라운 비즈니스를 일구어 갑니다. 기업 고객이나 개인 고객이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Dell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맞춤형 PC를 만들어서 배송해주었습니다. Dell은 인터넷을 통한 주문 접수와 판매라는 front-end 뿐만 아니라,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만드는 back-end 에서도 혁신을 만들었습니다. Dell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모델이었습니다. 심지어 대금결제도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에 Cash Flow 측면에서 혁신적이었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재고를 채워놓지 않아도 되고, 하이테크 산업의 골치 덩어리라 할 수 있는 기술진보에 따른 가격하락이라는 도전에서도 기존 업체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의 대다수 대기업들은 Dell의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부러워했고, 어떻게 수용할 수 없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도 하고, 시도도 했습니다. Front End 단에서 쇼핑몰을 만든다거나, B2B 고객을 위한 전용 Web Site를 만들어서 제품을 알리고 고객의 소리를 접수하는 창구로 쓴다거나 등 부분적으로 흉내는 냈을지 몰라도, 제대로 흉내는 내지 못했습니다. 국내 업체만 Dell 따라하기를 했던 것은 아니고, 해외 업체들도 부단히 노력은 했었지만 몇 년 사이에 주목을 끄는 사례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곳곳에서 본격적인 실험, 그리고성공과 실패가 쌓이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Mass Customization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Mass Production의 효율을 기반으로, Customized Product/Service를 제공한다는 어쩌면 모순적인 성격을 가진 가치를 결합하는 시도인 것이지요. 이 때부터 저도 다시 Mass Customization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례를 모으고, 공부하고, 강의도 하고, 책도 쓰던 2000년대 중반과 지금은 Mass Customization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 3D Printing : Lot Size 1의 부품 또는 제품을 만들 때에, 소재와 제품이 요구하는 특성에 따라 기술적으로 버거움이 있었는데, 3D Printing의 보급과 확대에 따라 많이 좋아졌습니다.
- S/W, Contents 기반의 서비스: 이전에는 H/W (물리적 제품)만을 대상으로 고객이 원하는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보더라도, Smart Phone 등장 이전에는 온갖 크기, 모양의 Feature Phone들이 많았습니다. 각 Feature Phone에는 제조사, 통신사가 탑재한 몇 안되는 S/W들이 담겨 있었고요. 물리적 제품의 다양성으로 보면, 당시가 훨씬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iPhone 처럼, Phone 그 자체는 거기서 거기의 Variation이지만, App Store를 통해서 원하는 App을 설치하고 나면 개인별 Phone 하나하나가 개인의 요구에 맞는 모습으로 달라지고, 진화하게 됩니다. 즉, 이제는 H/W가 아니라 S/W와 Contents가 차별화를 만들어가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 Big Data 및 Machine Learning : 나중에 Personalization 또는 Mass Customization을 설명할 때에 나오겠지만, 2000년대까지의 Customization 그리고 지금도 주류를 이루는 Customization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고객이 직접 입력하고 구성해야 합니다. 단순한 제품이라면 모를까, 이게 사실 그다지 쉽지도 않고, 전문가들이 Design 하는 것에 비해, 심미적 측면에서 Quality도 떨어집니다.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사양을 추천해주고, 실제로도 멋있는 제품/서비스의 조합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Big Data와 Machine Learning의 힘인 것이지요.
앞서 예로 들은 기술의 발전 및 대중화와 함께, Mass Customization은 더 발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Mass Customization의 신봉자들은 미래의 제조의 절반 이상은 Mass Customization으로 전환될 것이라 낙관하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뒤에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이 있고요, 중간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품종의 다양성은 늘어나고, 한 번에 만드는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작업(Craft Production)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처럼,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대량 생산도, 다품종 소량생산도 향후에는 여전히 유효한 생산 전략으로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대량생산에 대한 미련을 안고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한 익숙도를 높이려고만 하는 듯 합니다.
Mass Customization은 위에 정의에 들었던 것처럼, 1) 물리적 제품의 맞춤만을 뜻하지 않으며, 제품과 서비스의 맞춤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2) 대량생산에 필적하거나 어쩌면 대량생산보다도 더 저렴한 원가를 확보하고, 합리적 가격을 부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상당수의 제조업체들에게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지에 대해 꾸준히 다루어가려고 합니다.
출처: 정대영 |
마지막 편집일: 2019. 1. 27, 정대영(SAP Korea)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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