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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6일 수요일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 - 초가집 없애고, 마을길 넓히는 새마을 운동은 아니다

비판은 쉬어도, 마음에 콕 와 닿는 대안을 제시하기는 힘듭니다.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책이 있다면, 그리고 현재보다 낫다면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은 진행형입니다. 말그대로 따라면 하는 되는 완성된 모습이 있다거나, 지행해야 하는 목표가 생생하게 있지도 않습니다.

현재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경우, 발전단계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단위공정 자동화, MES 구축이 거의 전부인양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대기업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중소기업보다 과제가 조금더 크고, 다양합니다. 설비관리를 확장해서 Condition-based Maintenance, Predictive Maintenance를 꿈꾸고,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서 과거 통계적 품질관리나 6 sigma로 이루지 못한 품질개선 또는 생산성 개선을 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정말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의 전부일까요? 스스로 만들기보다 따라하기에 익숙해져 있는 창의적 발상의 한계이기도 하고, 검증된 사례만 받아들이려고 하는 경영진에게도 문제는 있겠습니다만, 진짜 다른 것도 있을까요? 

이 순간 새마을 노래가 떠오릅니다.

  • (1절)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 (2절)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  
1970년대 농촌도 아니고, 근 50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뛰고 있는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혁신은 획일적인 모습 또는 공통적인 모습보다는 각각의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독일에서 Industrie4.0을 이끌고 있는 Platform Industrie4.0 에서는 제조업체들의 Use Case와 구현사례/경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원문의 주요 내용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내에서의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많은 종류의 새로운 생산 방법,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제품으로 이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라인은 더 이상 하나의 제품 생산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산업 생산의 수요를 변화시킬 것이다.  IT는 변화하는 제품 믹스에 작업장이 더욱 유연하게 적응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생산능력이 최적으로 이용되도록 할 것이며, 자동화된 분석 프로세스는 유지보수의 니즈 및 생산의 다운타임 risk가 있는지를 밝혀줄 것이다.  

독일내에 적용된 300여개 이상의 사례는 생산설비, IT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들을 보다 잘 연계한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Platform Industrie4.0의 작업과 함께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한마디로 다양성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Connecting Dots을 통해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독일의 Platform Industrie4.0이 국제 협력을 추진하면서, 이에 동참하는 국가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독일 외에 프랑스, 일본도 Use Case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먼저 독일부터 들어가봅니다. 하단의 Link를 누르면, 독일의 지도와 함께 Use Case의 식별자인 번호들이 뜨는 지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Use Case들이 많다보니, 원하는 Use Case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Filtering Option이 있습니다. 
  • Application Examples
    - Education and training
    - Infrastructure
    - Logistics
    - Manufacturing Industry
    - Other
  • Product Examples
    - Automation Components
    - Advisory Services
    - Mechatronic Systems
    - Production Services
    - Manufacturing Industry
    - Software Solutions
    - Other 

  • Value Creation 
    - Design & Engineering 
    - Production & Supply Chain
    - Service
    - Logistics 
    - Other
  • Development Stage 
    - R&D Project
    - Demonstrator
    - Market Launching / Piloting
    - Market-ready / Productive Use
  • Region (독일의 주)
  • Company Size   
    - 1 - 250 employees
    - 250 - 5,000 employees
    - 5,000 - 15,000 employees
    - more than 15,000 employees 
Filtering Option 들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독일 제조업체들이 그려가고 있는 Industrie4.0은 생산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Value Creation 즉 가치사슬을 보더라도, Design & Engineering도 있고, Service도 있고, 물류(Logistics)도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 Product Examples을 보면, 산업 분류에 버금가도록 Use Cases들을 분류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완성된 것만 가지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R&D 단계 또는 Showcase 단계에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국한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런 조건을 입력해서 원하는 Use Case를 찾고 나면, Use Case들은 다음과 같은 주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 What were the challenges to be solved and what specific benefits were achieved? 
  • How can the Industrie 4.0 approach be described?
  • What could be achieved?
  • What can others learn from it?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당사항을 문의할 수 있는 연락처(Contact Point)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Web Site를 들어가면, 스마트공장 추진사례집(pdf 파일)을  download 받을 수 있습니다. 행사장에 가서 포스터로 전시된 내용을 볼 수 있는 것보다는 진일보되어 있지만, 정보의 검색과 유통이라는 측면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보의 체계적 정리는 사실 조금 부럽고, 진짜로 더 부러운 것은 다양한 과제들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런 내용을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상의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Industrie4.0 또는 제조업의 디지털 혁신이라는 의미가 제대로 자리잡았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제품/서비스 혁신, 채널 혁신, 제품설계부터 수주, 생산, 납품, 운영에 이르는 프로세스의 혁신 등 기업 특성과 비전에 적합한 혁신이 일어나고, 혁신과 혁신이 만나서 과거에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혁신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편집일: 2019년 2월 6일, 정대영(SAP Korea) 씀 

2019년 1월 27일 일요일

맞춤 제품/서비스 - Mass Customization, Personalization (1)

미래의 제조업에 대한 토론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 중 하나가 맞춤 생산, 맞춤 제품입니다. 꽤 오래 전에는 Mass Customization이라는 이름을 통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Personalization이라는 키워드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미시건 대학교의 Yoram Koren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포함된 그림은 곳곳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면서, 1차가 어떻고, 2차가 어떻고, 3차가 어떻다라고 하면서 시대를 풍미한 기술 몇 가지를 들어가면서 설명한 자료들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제조업에서 단위 제품의 생산량과 제품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몇 백년간의 흐름을 조망해보는 측면에서 나름 새로운 시각을 주고 있습니다.


Evolution of Paradigm in Manufacturing (Koren) 

개인적으로 Mass Customization과 Personalized Production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는다고, 4차 산업혁명, Industry4.0 등 새로운 용어들이 나타났고 이제는 과거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과거부터 이야기해온 Mass Customization을 전면에 내세우려니 거시기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Mass Customization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때만 하더라도, Mass Customization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한 가지 정의를 들어봅니다.

"the technologies and systems to deliver goods and services that meet individual customer’ needs with near mass production efficiency"
(source: Tseng and Jiao, Mass Customization, Handbook of Industrial Engineering, 3rd Ed., Wiley, 2001) 

번역을 한다면, "대량 생산에 필적하는 효율성을 기반으로 개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시스템"이 됩니다. Mass Customization이 추구하는 Key Words를 꼽는다면, 아래와 같겠지요.
  •  개별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서비스의 제공 
  •  대량 생산에 필적하는 효율성 (=저렴한 비용, 합리적 가격)

제가 Mass Customization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0여년 전입니다. 2008년 7월에 책이 나왔으니, 적어도 책을 나오기 몇 년전부터 자료도 모으고, 글도 쓰기 시작했었습니다.

출처 (다음 책):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 - 21세기 고객맞춤경영

당시에 이 주제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어느 날인가 Mass Customization에 대한 해외 기사를 보았는데, "아하" 하는 순간이 왔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잊었던 주제가 있었는데, 이 주제를 다시 remind 시켜주었거든요.

1990년대는 e-commerce가 한참을 유행하고, e-business라는 개념이 잡혀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기껏해야 물건을 internet으로 팔고, digital contents를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off-line 유통 채널 없이 B2B 고객 또는 B2C 고객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이라고들 했었지요.

이런 인터넷 비즈니스의 맹아기 시절에, Dell은 놀라운 비즈니스를 일구어 갑니다. 기업 고객이나 개인 고객이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원하는 사양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Dell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맞춤형 PC를 만들어서 배송해주었습니다. Dell은 인터넷을 통한 주문 접수와 판매라는 front-end 뿐만 아니라,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만드는 back-end 에서도 혁신을 만들었습니다. Dell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모델이었습니다. 심지어 대금결제도 먼저 이루어지기 때문에 Cash Flow 측면에서 혁신적이었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재고를 채워놓지 않아도 되고, 하이테크 산업의 골치 덩어리라 할 수 있는 기술진보에 따른 가격하락이라는 도전에서도 기존 업체보다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의 대다수 대기업들은 Dell의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부러워했고, 어떻게 수용할 수 없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고민도 하고, 시도도 했습니다. Front End 단에서 쇼핑몰을 만든다거나, B2B 고객을 위한 전용 Web Site를 만들어서 제품을 알리고 고객의 소리를 접수하는 창구로 쓴다거나 등 부분적으로 흉내는 냈을지 몰라도, 제대로 흉내는 내지 못했습니다. 국내 업체만 Dell 따라하기를 했던 것은 아니고, 해외 업체들도 부단히 노력은 했었지만 몇 년 사이에 주목을 끄는 사례는 나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곳곳에서 본격적인 실험, 그리고성공과 실패가 쌓이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Mass Customization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Mass Production의 효율을 기반으로, Customized Product/Service를 제공한다는 어쩌면 모순적인 성격을 가진 가치를 결합하는 시도인 것이지요. 이 때부터 저도 다시 Mass Customization에 빠져들게 됩니다.

사례를 모으고, 공부하고, 강의도 하고, 책도 쓰던 2000년대 중반과 지금은 Mass Customization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보다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 3D Printing : Lot Size 1의 부품 또는 제품을 만들 때에, 소재와 제품이 요구하는 특성에 따라 기술적으로 버거움이 있었는데,  3D Printing의 보급과 확대에 따라 많이 좋아졌습니다. 
  • S/W, Contents 기반의 서비스:  이전에는 H/W (물리적 제품)만을 대상으로 고객이 원하는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보더라도, Smart Phone 등장 이전에는 온갖 크기, 모양의 Feature Phone들이 많았습니다. 각 Feature Phone에는 제조사, 통신사가 탑재한 몇 안되는 S/W들이 담겨 있었고요. 물리적 제품의 다양성으로 보면, 당시가 훨씬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iPhone 처럼, Phone 그 자체는 거기서 거기의 Variation이지만, App Store를 통해서 원하는 App을 설치하고 나면 개인별 Phone 하나하나가 개인의 요구에 맞는 모습으로 달라지고, 진화하게 됩니다.  즉, 이제는 H/W가 아니라 S/W와 Contents가 차별화를 만들어가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 Big Data 및 Machine Learning : 나중에 Personalization 또는 Mass Customization을 설명할 때에 나오겠지만, 2000년대까지의 Customization 그리고 지금도 주류를 이루는 Customization은 고객이 원하는 사양을 고객이 직접 입력하고 구성해야 합니다. 단순한 제품이라면 모를까, 이게 사실 그다지 쉽지도 않고, 전문가들이 Design 하는 것에 비해, 심미적 측면에서 Quality도 떨어집니다. 고객이 좋아할 수 있는 사양을 추천해주고, 실제로도 멋있는 제품/서비스의 조합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Big Data와 Machine Learning의 힘인 것이지요. 


앞서 예로 들은 기술의 발전 및 대중화와 함께, Mass Customization은 더 발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Mass Customization의 신봉자들은 미래의 제조의 절반 이상은 Mass Customization으로 전환될 것이라 낙관하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뒤에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이 있고요, 중간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품종의 다양성은 늘어나고, 한 번에 만드는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작업(Craft Production)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처럼,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대량 생산도, 다품종 소량생산도 향후에는 여전히 유효한 생산 전략으로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대량생산에 대한 미련을 안고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대한 익숙도를 높이려고만 하는 듯 합니다.

Mass Customization은 위에 정의에 들었던 것처럼, 1) 물리적 제품의 맞춤만을  뜻하지 않으며, 제품과 서비스의  맞춤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2) 대량생산에 필적하거나 어쩌면 대량생산보다도 더 저렴한 원가를 확보하고, 합리적 가격을 부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상당수의 제조업체들에게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통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지에 대해 꾸준히 다루어가려고 합니다.


출처: 정대영

마지막 편집일: 2019. 1. 27, 정대영(SAP Korea) 씀

2019년 1월 20일 일요일

제조혁신을 위한 인재 양성 - Learning Factory 기반의 교육을 향해서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이 필요합니다.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xcellence)를 높이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새로운 제품/서비스로 무장하고, 제품/서비스를 만들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전체 프로세스(end-to-end process)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런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혁신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좋은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고, 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요원도 필요합니다. 이제는 나 혼자 잘하면 된다는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가치사슬을 넘어, 네트워크 내지 생태계를 구성하는 업체들이 힘을 더해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폐쇄적 협력을 넘어 독일과 같이 제조혁신에 앞서가는 선도국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올해 1월16일,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포럼에서 작년 여름부터 약 6개월간 작업한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포럼에서 인재양성분과를 맡아왔고, 인재양성 관점에서의 개선과제와 방향을 보고했습니다. 밑의 그림은 제 발표 자료입니다.

출처: ICT융합네트워크, 공학한림원,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포럼 보고자료", 2019

이번 블로그는 위의 과제들 중, 2번째 과제에서 언급한 Learning Factory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Industry4.0과 4차 산업혁명이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도 이제 3-4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을 끌면서, 교육 프로그램도 많아졌습니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스마트공장, Smart Factor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하듯이 많은 교육 프로그램들이 등장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많아졌지만, 교육 내용의 다양성이 그만큼 늘어나거나, 교육 내용의 충실도가 올라가지는 않아 보입니다. 

원론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작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깊이 있는 교육은 눈에 별로 뜨이지 않아 보입니다. 기존 교육 프로그램의 제목에 4차 산업혁명이나 Industry4.0을 수식어 넣어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화 교육 프로그램에 Smart Factory라는 수식어를 달어주거나, 기존 교육 과정에  1-2시간 정도의 인공지능이나 Analytics를 담은 것들도 보입니다. 마치 최근 2년 정도 동안, 모든 Conference나 Seminar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타이틀이 안 들어간 것이 없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이렇다는 것은, 교수요원(이하 교수)이나 전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부분 교수 또는 전문가라는 분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접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산현장 즉, 생산공정이나 생산프로세스를 잘 아시는 분들은 최근에 이야기되는 신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들 합니다. 신기술을 좀 안다고 하시는 분들은 정작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다고들 합니다. 이론에 강한 분들은 실무에 약하고, 실무가 강한 분들은 이론에 약하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슈퍼맨이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 교육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이론이나 개념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계에서는 현장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을 바라고, 이런 역량을 가진 인재를 찾고 있지만, 학교 교육이나 산업계 교육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Dual System을 비롯해서, 직무 교육/훈련이 강한 독일같은 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 교수들이 승진 및 Tenure를 받기 위해 논문 쓰는데에 집중하고, 어려운 산학 프로젝트보다는 논문 쓰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과제를 따는데 집중한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실습 또는 현장문제 해결보다는 강의실에서의 Presentation 중심 교육으로 흐르고 맙니다.

미국도 이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아이디어가 Learning Factory입니다. 강의만으로는 부족하고, Hands-on Experience (실습)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하고, Team Project 등을 통해 팀 단위로 문제를 풀어가고, 교육과정에는 산업체도 함께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 방향이었습니다. Industry-partnered Active Learning이 Learning Factory가 지향하는 바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1994년 시작되었는데, NSF/ARPA의 Technology Reinvestment Program을 통해 3년간 Fund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초기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교로는 Penn State University (PSU),  University of Puerto Rico-Mayaguez (UPRM), University of Washington (UW) 등이 있고, 산업계도 함께 참여했다고 합니다.

특이한 것 중 하나는 다양한 학교를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같으면 소위 SKY를 비롯해 KAIST, UNIST, 포항공대 등이 휩쓸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PSU는 미국에서 2번째로 많은 공대생을 배출하는 학교이고, UPRM은 히스패닉 학생의 비중이 가장 큰 학교이고, UW는 연구중심이 강한 학교라고 합니다.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었겠지만, 실험 정신을 가지고 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PSU는 전공을 가리지 않고 모든 공대를 대상으로 Learning Factory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6,500 Square Feet에 달하는 공간에 실습 환경을 만들었고, Machining 및 Rapid Prototyping을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Machine Shop, Design and Dissection Studio, Model Shop, Conference Room, Project Work Area, CAD Lab 등이 위치했으며, Machining (CNC 장비 및 매뉴얼 장비), Waterjet Cutting, Rapid Prototyping, Forming, Welding, Assembly, Electronic Test and Measurement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고, 학생들은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UPRM은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제약 및 전기전자 생산을 중심으로 실습 환경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커리큘럼도 실습 중심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90년대에 새롭게 추가된 수업들로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었다고 하네요.

  • Product Dissection : 제품 및 프로세스의 Re-engineering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도록
  • Concurrent Engineering 
  • Technology-based Entrepreneurship 
  • Process Quality Engineering 
  • Interdisciplinary Capstone Design 

산업계의 참여도 빠질 수 없습니다. 커리큐럼을 만드는 과정에도 참여해서 산업계의 니즈를 반영하고, 산업계의 전문가들이 학교에서 학생 및 교수를 대상으로 강의와 실습을 주도해서 가르치기도 하고, 산업계의 실제 문제를 학교에 제공해서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라기는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이 열심히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프로젝트 당 $2,500 정도를 기업에서 후원했다고 합니다. 산업계에서 제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매년 60-80개 정도 수행되는데, 기업들의 만족도는 90%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업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학생들은 현장의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을 이해하고 취업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험 정신을 가지고 시작한 Learning Factory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둡니다. 학생들의 만족도, 산업계의 만족도 모두가 높은 가운데에, NSF/ARPA의 추가 Funding없이 자생적 운영 모델을 갖추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면, Learning Factory에 대한 논문이나 사례 연구 외에도 Learning Factory 관련 국제조직과 학술대회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대학 중에서도 Learning Factory를 갖춘 곳들에 대한 내용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Learning Factory를 찾아보면, 또 다른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독일의 Learning Factory는 독일이 주창하고 있는 Industry4.0을 향해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earning Factory는 소재한 지역의 산업특성을 반영하여 특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Learning Factory는 교육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제품이나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Test할 수 있는 환경을 인근 (중소, 중견)기업들에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전문인력/연구기관/업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밑의 첨부파일을 보시면, 지역별 Learning Factory가 갖고 있는 색채와 차이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Learning Factory의 개념은, IT 업체들이나 컨설팅 업체들이 갖추고 있는 Showcase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신기술은 Presentation이 아니라 작은 Prototype이라 할지라도, 직접 보고 만져보면서 느껴보면서 실제로 체험할 수 있고,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에서 고객과 Design Thinking을 통해 idea를 만들어내고, Prototype을 만들고, 교육을 하고,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Startup 을 비롯해서, 파트너 업체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내실있는 Learning Factory가 국내에도 많이 갖춰지고, 이론 중심의 강의 교육이 아니라 실습 중심,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 및 실습이 강화될 때에,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Smart 제조 혁신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고, 교수요원을 양성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이 길어지다보니, 쓰고 싶은 내용도 줄이게 되고, 다른 내용들도 소개하고 싶어지네요. 잊지 않았다가, 다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편집일: 2019년 1월 20일
정대영 (SAP Korea) 씀